
바디아 디오 에테르날리스, 네게 있어서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감정은 무엇이지? 라고 물어본다면 무(無)라고 답변한다. 사람을 대할 때도, 특정한 생명체를 대할 때도 그것은 변함이 없는 사실인 것이 분명하였다. 감정, 감정? 내 인생에 있어서 그런 것이 필요한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바디아가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것이 다른 사람에 비해서 빈도가 적고 있다고 한들 부정적인 것이 매우 강해서 문제인 것이겠지 감정이 무뎌진 편이라고 말한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 있다. 그건 에테르날리스에서 지낼 때나 호그와트에 입학한 이후에나 다를 것은 없다. 오히려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지레짐작하거나 추측하는 것에 조금 더 능하다. 눈치를 보면서 살았다. 에테르날리스에서 자신의 존재는 무가치하였기에 괜한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호그와트에서의 바디아라는 인간은 조금 더 감정이 앞설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레베카 포레스트 아인스워드의 앞이라면 더욱―.
레베카 포레스트 아인스워드의 행동에 대해서 바디아가 가진 불만은 다이어리 몇 권을 소비해도 모두 적을 수 없을 정도이다. 래번클로에는 두 가지 계열의 인간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나는 바디아 디오 에테르날리스와 같은 계획적이고 딱딱하며 기계와도 같이 철칙에 목 매는 타입, 또 다른 하나는 레베카 포레스트 아인스워드와 같은 제멋대로에 자신이 하고픈대로 살며 괴짜인 타입. 래번클로 내에서도 상극 중 상극에 있기 때문에 바디아는 레베카라는 인간에 대해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지금 뿐만이 아닌 1학년, 어쩌면 그것보다 더 전인 기차에 올랐던 그 순간부터일지라도.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갖는 감정이 뭣도 없는 바디아에게 있어서 일방적인 애정을 보이는 레베카 포레스트 아인스워드는 싫다…, 아니 싫다는 감정은 없지만 귀찮다와 대하기 번거롭다, 부담스럽기 짝이 없고 계획을 틀어지게 만드는 장애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호그와트에 입학했을 때에 가장 먼저 피하고 싶은 존재가 있다면 레베카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신은, 에테르날리스의 신이건 대부분의 평범한 종교에서 따르던 신이건 아니면 무종교가 때때로 찾는 신이건 무관하게 바디아 디오 에테르날리스의 편은 없었다. 같은 기숙사, 그것도 모자라서 레베카의 눈에 들어서 이렇게까지 당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계획이 틀어진다면 대부분의 이유는 레베카, 일정이 빡빡해지거나 너무 느슨해지는 이유도 레베카. 레베카, 레베카, 레베카! 오, 전생에 내가 레베카 포레스트 아인스워드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아마 지금 당장 앞에서 새파란 하늘을, 어쩌면 그 하늘에 부서지듯 색을 온전히 머금은 쪽빛 바다를 닮은 눈동자가 바디아를 바라보고 있는 순간에도 생각을 하였다.
“내가 정말 널 싫어했으면 아예 상대도 하지 않았겠지 싶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은 언제든 해본 것이니까. 그렇지만,
“내 일정에 모든 차질을 만드는 너는 좀 싫군.”
네가 그렇게 귀엽게 애교를 피우면서 달라붙어도, 무한한 애정을 표해도. 이건 그냥 네가 싫다는 말인가? 바디아는 생각하였지만 번복하지는 않았다. 머리를 짚으며 레베카를 바라보았다. 그와는 정반대인 노을을 머금은, 선명하기 짝이 없어 아릴 정도로 주홍빛인 눈동자가 푸른 눈동자의 시선에 부딪칠 듯.
“정말 하루에 몇 번이고 네가 나를 이렇게 귀찮게 하니.”
솔직히 말하겠다.
얌전히 옆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으면 귀여워 해줬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애교 피우는 건 귀여우니까…, 마지막은 생각으로만 그쳤다.
* 편하게 멘션으로 이어주셔도 됩니다…. (^.T) 멘션으로 잇기에 길어져서…. 레베카 귀여워 사랑해.